이해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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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수능, 아이들의 울음 소리

저는 말 그대로 고1 입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전 중학교 3학년 소집일 날 갔다가 정말로 자살기도를 하려고 했었죠.

xx외고를 목표로 죽어라 공부했는데 내신이 어쩌구 저쩌구…

‘특목고든 뭐든 간에 내신 1등급 아니면 대학 못 간다!’ 완전 이런 식의 교육부 정책에

주위 사람들은 외고를 가겠다는 절 뜯어말렸고, 결국 인문계로 갔습니다.

착했던 친구들.

서로 하나 되어서 같이 활동했던 우리.

그런 건 이제 없습니다.

오늘은 시험 첫째 날이였고, 빌어먹을 수학이 들어 있더군요.

1교시였는데, 와- 할 말 없더라구요. 중학교 때 소위 정말로 수학 잘하는 애들만 나간다던

KMO (수학 올림피아드) 고등학교판 수준의 문제에 경악해버렸습니다.

‘수학은 그래도 자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뒤통수를 후려치더군요.

실실 웃으며 들어와서는 “무슨 질문 있는 사람?”이라고 선생님이 묻는데, 진짜 일어나서

“당신이 이거 가르쳤냐”고 묻고 싶었습니다.

서술형 문제를 보는 순간, 가장 배점이 많은 이 문제에 경시 문제를 냈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 올랐고- 검산도 안 해 객관식만 다 아는걸 두개나 틀리는 실수까지 했죠.

서술형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에, 물론 애들- 다 못 봤습니다. 반장인 제가 답을 불러줬고, 그때부터 애들이 흐느끼더군요.

“나 어떡해… 죽고 싶어… 어떡해, 어떡해…”

중학교 때도 저런 놈들은 있었지만 이번엔 더 심하더군요. 엄마를 불러대며 통곡을 하고,

평소엔 조용하던 애들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욕들.

그리고 제 이름을 부르며 몇 개 맞았냐고 물어보는 상당히 공부를 잘 하는 아이.

“망했어!” 라는 말에 즐거운 웃음을 보이더군요.

예, 그 친구는 잘 보았습니다. 도덕, 수학의 압박이 있었는데도 오늘 딱 네 개 틀렸다더군요.

소위 공부 잘한다는 명문고인 이 고등학교에서 네 개 틀린 게 잘한 것이라니.

할 말 없더군요. 어떻게든 평균을 깎아내리고 싶었던 선생님들의 바람이 이루어 졌어요.

울진 않았습니다. 남은 시험 기간동안 다 100 점을 맞는다고 해도 힘들겠죠.

그래서 어차피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이 글 이렇게 쓰는 겁니다.

지금 저희 고등학교는 싸합니다. 고1은 고3처럼 공부하고, 고2도 마찬가집니다.

쉬는 시간에도 조용하고, 수행 받을 시간이 되면 들려오는 소리는

“어떡해, 나 공책… 잃어버렸어.” 그 말 뿐입니다.

저도 공책 두 권에 교과서 하나 잃어버렸습니다. 잃어버린 게 아니라 뺏어간 거겠죠.

이젠 차마 책상 서랍에 제 물건들을 두지 못하고 사물함에 넣어서 잠궈둡니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던 사물함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게 되다니요.

그런데.

누가 아이들을 이렇게 도둑질을 하게 만드는 겁니까?

누가 이렇게 울게 만드는 거고,

누가 이렇게 아이들이 옥상에서 뛰어내리게 만드는 겁니까?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 백번도 넘게 하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수 천 번도 더 합니다.

즐거울 것 같았어요. 고등학교 생활, 교복 맞추러 갈 때까지만 해도 아무생각 없었어요.

그런데 이건 공포예요.

눈이 피곤해서 눈 좀 잠깐 감았더니 누가 말하더군요.

게다가 선생들은 하품만 해도 벌점 주더라구요. 참 대단해요, 정말로.

선생님들이 일부로 그러는 거겠어요. 아니겠죠, 아닐 거예요.

다만 제가 알 수 있는 건, 제가 수능을 보고 졸업하고 지금 중1 들이 고1이 될 때쯤

그 중1들은 또 울겠죠. 또 한번 바뀐 교육제도에. 울분을 토하면서.

장관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교육제도.

좋게 바뀌면 좋겠다만 나쁘게만 바뀌곤 하죠.

어떻게 하면 남의 성적을 떨어뜨릴 수 있을까. 그 고민만 하는 친구들.

“친구” 라는 이름이 이제는 무색할 정도로.

‘겉으로는 살살 웃으면서 쟤는 공부를 어떻게 하나’를 지켜보고 있는 친구들. 그건 그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예요.

살기위한 몸부림에 불과해요. 대학 못가니까… 엄마한테 미안하니까… 죽기는 싫으니까..

요즘 중3 들은 그냥 실업계를 택한다 하더군요.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냥 실업계에서 열심히 해서 취업하는 게 낫죠. 인문계에서 피터지게 해도

1등급 안되면 취업은 커녕이고 대학이 어려운데.

17살.

어쩌면 가장 좋을 나이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_M#]

어쩌라는 건지…고1들어가면 원래 기죽일 요량으로 시험 어렵게 내곤해 -_-
그리고 내신등급제도 상대평가라며…그럼 당연히 전부다 100점줄수는 없으니 시험의 변별력을 높히기 위해서는 문제 난이도가 다양해 질수 밖에 없지 않나…
상대평간대 반 평균이 뭐가 중요해…

요즘 고1들이 난리라길래 기사 찾아보고 해봐도
“이게 그렇게 난리칠 일인가…?”
라는 생각뿐인데…언제나 대입정책이 바뀔때 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공부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 간다.
가 결론일 뿐이다.

사실 불만의 핵심사항은 고 1,2 학년 때는 좀 놀면서 슬슬하다가 고3때 수능 열심히 하면 대학 적당히 갈수 있을것 같았는데 매 시험 열심히 공부해야 하니 짜증난다~~~ 라고 난리치는 걸로 느껴진다.

아 애들이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이유로 난리치고 기사화 되는것도 인터넷의 폐해일까.

“이해불능”에 대한 2개의 댓글

  1. 한문제 실수한걸로 3년대세가 갈라질수있다는 생각들을 하기

    때문이지…우리때같으면 뭐 나만 그러는거아니니까 그다지 손해

    볼거 없다고 생각할지도모르겠지만 요즘애들이 우리랑은 많이

    다르더군..고1짜리 사촌동생보면 알수있지=_=

  2.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더군. 그네 말대로 수능을 12번 보는것과 마찬가지 라고 해도 그러면 오히려 자신의 성적의 정규분포를 얻을수 있는것 아닌가? 한번의 실수는 말이 안돼지.
    게다가 학교석차를 더 중요시 한다고 하니 자기 학교가 빡세다고 생각하는 애들은 짜증나겠지.
    하지만 자기 학교가 빡세다가 생각하는 애들은 와우에서 자기서버가 저주섭이라고 아니면 자기가 하는 클래스가 가장 후지다고 외쳐대는 찌질이들과 다를바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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