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이가 태어난지 5년이 되었다.
새삼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 한번 글로 써 보았다.
나는 인생이 여러 개의 원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산 삶 중 생활 방식에서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를 원으로 표현하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잘 뛰어놀았던 것 같은 유년기의 원, 친구들과 놀고 게임을 많이 했던 초등학교, 중학교의 원, 나름 수험 생활을 했던 고등학교의 원, 스스로 공부하고 또 게임을 즐겨했던 대학교의 원, 그리고 직장 생활의 원.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직장 생활의 원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찾지 못하는 원을 빙글빙글 돌고 있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개인적 성공이나 어떤 일로 다른 원을 그리게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이와 그리는 부모로서의 원은 내가 자라나면서 그렸던 원과 전혀 다르다. 마치 아이가 그리고 있는 원의 바깥을 둘러싸고 따라가는 원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이런 원을 그리는 것이 아이가 위주로 된 삶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가 그리는 원을 보면서 나의 새로운 원을 그리는 것은 언제나 일상 속에 새로움이 있다.
여행을 떠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누우면서 역시 집이 최고라고 말하는 내 성향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 새로운 것으로 느끼는 재미와 즐거움이 지겨운 일상이 있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아이는 아마 스스로의 원을 그리겠지. 아이는 부모가 언제나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하여 그 원 주변에서 함께 원을 그리는 것을 잘 모를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 처럼. 나는 아이가 원을 그리는 것을 멀리서 지켜볼 때 도 있고, 가끔은 원 모양이 너무 찌그러지지 않게 잔소리도 할 것이고, 다른 사람이 아이가 그리는 원을 망치지 않도록 나서서 막아주는 원을 그릴 것이다. 나의 부모님이 그러하셨던 것 처럼.